35mm 필름의 황혼기
지난 7월 18일, 버라이어티지는 디룩스(Deluxe)사와 테크니컬러(Technicolor)사의 35mm 필름부문 사업합병 사실을 보도하며 "필름의 황혼기를 예고하다"라고 제목을 뽑았다. (기사 바로가기: David S. Cohen, "Lab pack heralds twilight of film" Variety) 디룩스와 테크니컬러는, 말하자면 영화산업사상 양대 축을 이루던 세계 최대의 필름 현상소라 할 수 있다. 디지털이 일반화되기 전, 우리가 극장서 헐리웃 메이저 스튜디오의 영화를 볼 때 영화의 마지막 엔딩 크레..
Vedder Breathless N. 2011.08.04 1 comment
워킹타이틀, 뮤지컬 <레미제라블> 영화화
추석 연휴 벽두부터 충격과 경악과 공포를 안겨준 소식은 다름 아닌 뮤지컬의 영화화 소식이다. (참고: 버라이어티의 영문기사) 사실 소설 원작의 영화화도 그리 만만한 프로젝트가 아니고, 높은 인기를 누린 원작이 다른 형태의 예술로 재창조될 때의 저항도 일정 부분 당연히 따라붙는 현상이지만, 내가 이토록 우려를 하는 건 단순히 '감히 이 걸작 뮤지컬을!'의 차원은 아니다. 일단 동영상 하나 본다. 이게 갈라콘서트라 두 사람이 서로 사이 두고 얌전히..
Show Must Go On N. 2011.09.15 2 comment
나루세 미키오 | 흐트러지다 乱れる Yearning (1964)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1962년작 는 형수와 시동생 간 연정이라는, 다소 센세이셔널한 소재를 다룬다. 물론 이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1960년대 - 전쟁의 상처는 가셨으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있는 - 일본에서 이러한 사랑은 상대에게 고백하고 서로 나누기는커녕, 제 감정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조차 버거운 종류의 것이다. 그러나 나루세 미키오 감독이 영화에서 다루는 것은 결국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정념과 애정만이 아니다. 상처한 형수 혼..
Eyes Wide Open N. 2011.08.04 2 comment
나루세 미키오 | 부운 浮雲 Floating Clouds (1955)
나루세 미키오의 가장 유명한 영화, 그리고 나루세 미키오에 의해 대부분의 작품이 영화화된 소설가 하야시 후미코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은 (동명의) 소설. 그러니 나루세 미키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다거나, 이번 서울아트시네마의 나루세 미키오 특별전에서도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거나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번 관객수를 분석해보니 나루세 미키오 특별작 상영작으로는 유일하게 청소년관객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Eyes Wide Open N. 2011.08.09 3 comment
<파수꾼> 윤성현 감독 인터뷰 (2011. 3. 8)
많은 성장영화와 청춘영화들이 ‘빛나는 청춘’을 다루지만, 그 빛이 언제나 찬란하고 형형색색의 눈부심만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베이는 듯한 고통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겹겹의 어두움의 빛이기도 하다. 의 윤성현 감독은 그 어둡고 격렬한 청춘의 빛을 다른 이들과 다른 방식으로 빚어냈다. 의 기태(이제훈)와 동윤(서준영), 희준(박정민)은 이미 성인이 된 당신과 내가 여전히 지워내지 못한 채 마음 속 금고에 꽁꽁..
Show Must Go On/Good Fellas N. 2011.08.03 2 comment
윤성현 | 파수꾼 (2010)
2010년의 마지막 인디포럼 월례비행 자리에서 을 봤다. 부산영화제 때부터 워낙 와 함께 호평이 자자했던지라 기대가 컸다. 대체로 그런 경우 살짝 실망하게 되는 게 일반적일 텐데, 의 경우는 달랐다. 기대 이상이었다. 영화를 보기 며칠 전 2010년 최고의 한국영화 열 편을 뽑았었는데, 을 보고 나자 그 리스트는 ‘뒤늦게 본 을 제외한 열 편’의 리스트가 되었다. 아무려나, 올해 극장에서 정식 개봉을 하게 됐으니 ‘20..
Eyes Wide Open N. 2011.07.18 0 comment
맷 리브스 | 렛 미 인 Let Me In (2010)
은 헐리웃이 리메이크를 시도했다가 망쳐먹은 수많은 예와 달리, 드물게도 성공적인 작품에 속한다. 헐리웃 리메이크작 답게 특수효과가 눈에 띄고 조금 더 친절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친절함'이 기존의 실패작들과 달리 오히려 주요 이야기의 줄기를 풍성하게 해주는 컨텍스트의 구성 쪽으로 집중됐다. 그 결과 이 영화는 원작(스웨덴 버전)보다 오히려 더 격렬하며 암울한 분위기를 띄며, 강한 정치-사회적 맥락의 의미를 갖는다. 의 기본 줄기는..
Eyes Wide Open N. 2010.11.25 0 comment
우디 앨런 | 스윗 앤 로다운 Sweet and Lowdown (1999)
우디 앨런 감독의 1999년작 은 가상의 천재 재즈 기타리스트 에밋 레이(션 펜)의 변덕스러운 삶을 그린다. 재즈 역사가는 물론, 재즈광으로 잘 알려진 우디 앨런 감독 자신까지 나서 그들의 인터뷰 증언장면과 일종의 '재현' 화면을 교차시켜 일종의 페이크 다큐 기법을 도입했다. 션 펜이 그려내는 에밋 레이는 자신이 세계최고라는 자부심, 그리하여 "예술가라면 응당 이래이래야 한다"는 허세의 자부심이 컸던 만큼, 당대 최고라 알려진 장고 라인하르트..
Eyes Wide Open N. 2010.08.31 7 comment
던컨 존스 | 더 문 Moon (2009)
황홀하고 화려한 CG와 극적인 액션, 긴박한 스릴의 상황이 동원되는 SF(혹은 SF를 표방한 액션 활극)가 워낙 많이 나오고기 때문에, 은 일견 지루하고 초라한 SF로 보일 수 있다. 허허벌판 달 표면 위에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기지의 외관과 실내의 풍경은 물론이고, 주연배우도 달랑 샘 록웰과 케빈 스페이시 두 명이다. 게다가 케빈 스페이시는 목소리로만 출연한다. (그는 인공지능 컴퓨터 '거티'의 목소리를 맡았다.) 샘 록웰의 아내나 딸, 혹은 이..
Eyes Wide Open N. 2010.08.03 2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