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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수 | 미인도 (2008)  -  2008/11/29 22:32

미인도

과연 에로티시즘은 어디에?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인기리에 방영되는 와중에 개봉한 <미인도>는 <바람의 화원>과 마찬가지로 신윤복을 여자로, 그의 유명한 그림 '미인도'를 자화상으로 설정했다는 점 때문에 처음부터 <바람의 화원>과 비교를 피할 수 없었던 영화다. 과연 드라마와 어떻게 다른지, 선이 얇고 여성스러운 김민선이 과연 '국민 남동생'이라는 칭호까지 받고있는 문근영의 남장여자 연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주로 관심이 집중됐다. 물론 <미인도>는 <바람의 화원>과 기본 설정만 공유할 뿐, 내용도 방향도 장르도 완전히 다르다. <미인도>는 <바람의 화원>이 공중파 드라마이기에 애써 피해가거나 변명할 수밖에 없었던 신윤복 그림의 에로티시즘을 전면에 내세우며, 나아가 그 에로티시즘을 신윤복 그림의 핵심이자 정수로 표현한다. 이 에로티시즘이야말로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설파한다. 이는 안방극장에서 방영되는 공중파 드라마에 비해 처음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예정한 영화가 가질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강점이자 우위이다.

노골적인 춘화들에 대해서는 정말 신윤복이 그렸는지 그의 필치를 모방한 후대 다른 작가가 그렸는지에 대해 논란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춘화들이 아닌 그림들에서도 유독 여인들의 에로티시즘이 강하게 드러나있는 게 사실이다. 조선뿐 아니라 서구사회에서도 성을 엄격하게 대하고 억압하는 것은 주로 '여성의 성'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나타나며, 미셸 푸코가 통찰했던 바대로 공식적으로 성이 억압될수록 이면에서 성에 대한 담론은 넘쳐난다. <미인도>가 그리는 시대 역시 그러하다. 영화 전반부에 나오는 파격적인 청나라 춘화 체위재현 씬은 한편으로 신윤복이 에로티시즘의 세계를 접하고 흡수하는 씬인 동시에, 위선적이기에 더욱 음란했던 당대의 풍속을 전달하려는 목적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에로티시즘'을 정면에 내세웠던 것은 단순히 관객들에게 선정적인 호기심으로 어필하려는 것 이상의 야심을 품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화가 제시하는 신윤복 그림의 본질은 조선시대의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성 윤리를 정면에서 조롱해대면서도 여기에 유머와 위트를 곁들인 에로티시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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