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보네거트 사망

이라크 전쟁 반대 집회장에서의 커트 보네거트 사진을 찾으러 구글링을 하다가 롤링스톤즈 지와 한 인터뷰 페이지에 우연히 가게 됐다. Peter Yang이 롤링스톤즈를 위해 찍은 사진 밑에는 커트 보네거트가 부시에 대해 했던 말이 캡션으로 붙어 있다 : “부시는 너무 무식해요. 난 멍청하고 저돌적인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아요.(Bush is so ignorant. I don’t like idiotic, impulsive people.)” 과연 커트 보네거트답다 생각하면서 낄낄대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단단히 독기가 어린 그의 풍자와 유머, 그리고 독설이 담긴 소설을 이제 더이상 볼 수가 없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내가 아직 그의 책을 다 읽지 못했다는 것. 소설 외에도, 그가 쓴 에세이들과 그의 인터뷰가 인터넷에 널려 있었다. 그러니 너무 슬퍼하진 말자. 향년 84세, 누릴 만큼 누리셨고, 줄 만큼 주셨다. 노구를 이끌고 반전 집회에 참석하며 가르침도 주셨다.


커트 보네거트 공식 홈페이지를 가보니, 아마도 조 페트로가 작업한 듯한, 문이 열린 빈 새장 그림만이 있다. 과연, 이제서야 이 갑갑한 세상이라는 새장을 벗어나 훌훌 날아가신 듯하다. 부디 편히 쉬소서.

Kurt Vonnegut


Rest in Peace

Kurt Vonnegut Jr.


1922 – 2007

ps. 뉴욕타임즈 북섹션의 기사(4월 12일자).


ps2. 노정태 님의 포스트를 보고 알았다는 박노인의 포스트로 소식 알게 됨. 두 분께 감사.

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8 Comments

  1. 커트 보네거트… 이렇게 해서 한 시대가 저물어가는 것을 보여주네요. 읽은 소설이 제 취향이 아니었지만 -_-; 앞으로 읽을 소설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 전쟁의 야만과 그에 대한 반성의 세기가 그렇게 커트 보네거트와 함께 가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21세기는 ‘전쟁은 안 돼! 야만이야!’라고 하면서 총과 칼의 전쟁 대신 자본의 전쟁, 자본의 제국주의가 펼쳐지겠지요. 이미 한국에선 펼쳐지는 듯하고… 제2의 커트 보네거트가 과연 나올까요? 부디 그러기를…

  2. 커트 보네거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책을 잃지는 않았지만, 늘 관심을 두고 있는 이였는데 안타깝네요.

    • 앗… 반갑습니다. 사실은 전 아주 이전에 다크맨님과 가끔 통화한 적이 있습니다. 퀵을 보내드리기도… ^^

      시대를 공유한 이들이 하나씩 둘씩 떠날 때마다 가슴에 구멍이 뻥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이런 게 쌓여가는 게 나이들어가는 건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뭐 사실 만큼 사시고 책도 내실 만큼 내시고 생전에 은퇴까지 하신 분인데, 그래도 안타깝고 슬픈 건 가시지가 않네요.

      참, 익스트림무비 구경 잘 했습니다. ^^ (자 모두들 다크맨 님의 닉네임을 누러보아요~)

  3. 아핫.. 저랑 통화를… 누구실까나 T_T 요 블로그 분석을 해서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_-;;

    • 으악! 사적 정보가 드러나서 일단 지웠습니다;;;
      상세한 프로필을 공개한 적도 있는 주제에 이토록 과민반응을 보이는 게 제가 생각해도 우습군요. -.-;;; 제가 인터넷에서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사실 지금 회사 분들 – 제가 지금 적이 두 개인데 – 제가 이런 거 하고있는 거 전혀 모르세요.)

      네, 맞습니다. ^^ 근데 우째 아셨을까, 신기하네요. @.@

    • 흐흐흐… 역시 맞았구나. 상품으로 나중에 뵙게 되면 차라도 한잔 사세요~!! 지금 계신 회사도 알아냈습니다 ^^; 으음.. 왠지 스토커 같은 -_-;;;

    • 헛…! 하하;;
      차 좋죠. 언제 차를 대접해드릴 기회를 주신다면 저야말로 영광이겠습니다.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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