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정민씨

요즘 한국영화 언론시사회들은 언제나 무대인사와 기자간담회를 겸한다. 영화 시작 전 감독과 배우가 무대에 나와 인사를 하고 영화 끝난 뒤에는 포토타임을 가진 뒤 기자회견 비스무리하게 질문과 답이 오고간다. 별로 재미는 없지만 열심히 받아적기는 한다.

포토타임 때, 보통은 감독+배우, 배우들만, 그리고 배우 독사진을 찍게 되는데, 기자들이 앞을 가득 메우니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서서는 왼쪽부터 오른쪽 구석까지 혹은 그 반대로, 차례로 골고루 시선을 주며 사진을 찍게 된다. 스타대접 받는 배우들은 물론이고 매니지먼트사에서 열심히 쇼맨십 훈련받는 신인들도 잘 하는 이게, 황정민은 영 익숙치 않은지 어째 플래시가 계속 터지자 상당히 어색해 하더라는. 게다가 독사진을 찍을 때 포즈와 시선 같은 거에 신경 쓰면서 너무 긴장했나보다. 팔이 마치 로봇팔처럼 뻣뻣하게 경직된 채 앞으로 뻗어나와 있더니 점점 더 굳고 조금씩 올라가더라는. 기자들이 지적을 해줘서야 화들짝 자기 팔을 보고 놀라선 내리고 쑥쓰러워하던 황정민 아저씨, 솔직히…


너무 귀여웠다! 꺄악!

로봇 팔 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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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와 시선처리에 골몰하느라 팔은 점점 더 로봇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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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지적에 비로소 깨닫고 쑥쓰러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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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부턴 아예 손을 모은 채 조신한 포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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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만하면 괜찮죠? (멋져요~ >.< )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강수로 출연할 때부터 확 눈에 들어왔던 이 남자는, 비록 그때만 해도 아직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아 대사 타이밍과 리듬이 어설프고 연극적인 과도한 연기를 선보이긴 했어도 굉장히 에너제틱한 데다 캐릭터 특유의 ‘순박함’을 너무 절절이 표현해줘서 그만 쾅(Crush!)! 반하고 말았던 배우다. 이후로 카메라 앞에서의 그런 ‘기술적’ 부분은 너무 쉽게 익힌 후, 결국은 그리 오래지 않아 주연급 배우가 됐다. 우직한 성실함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개인적으로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단순무식+순진한 형사로 나왔을 때의 모습을 참 좋아한다.  워낙 에너제틱한 배우라 그가 맡는 캐릭터들은 대체로 굉장히 ‘영화적’이고 ‘허구적인’ 측면이 많고 그는 그런 캐릭터를 굉장히 개연성있고 믿음직하게 그려내는 배우지만, 그리고 그의 재능을 도드라지게 하는 건 분명 그런 캐릭터들이 나오는 영화였지만, 좋아하는 배우들은 일단 무조건 멜러 한 편은 찍기를 바라는 취향에다, <우리 생애..>의 캐릭터는 황정민에게 ‘참 쉽고 편안하고 즐거운 옷’처럼 보였다.


사실 <검은 집>에서의 연기는 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실망’. 그러나 그의 필모그라피엔, (언제 개봉할지 몰라도) 허진호 감독의 영화가 있다.

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4 Comments

  1. [내 생애..]에서의 황정민을 참 좋아합니다. 사실 그 영화에 대한 호감의 절반은 황정민이, 나머지 절반은 주현과 엄정화의 공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죠. 윤진서를 참 좋아하는데 그 영화에서는 조금.
    어쨌거나 N.님께서는 [검은집]에 꽤 실망하셨나봐요. 상당히 괜찮았던 원작의 감동을 그냥 보존할까라는 생각도 적잖이 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호감도가 덩달아 대폭 다운되고 있습니다. 하하하.

  2. 오마나, 제가 < 리 생애...>라고 해놨군요. 으하하
    흐… 저 사실, 유선 언니가 멋지더라고요. ^^

  3. 오늘 < 드나잇 카우보이>보면서 영화도 물론 좋았지만 무엇보다 자막 센스에 감탄했습니다. 허남웅 기자가 전화했을 때 옆에 있었던 사람이 저였어요. 덕분에 좋은 시간 보냈어요. 감사. ^^

    • 앗 그랬군요… 하하;;; 오늘 가서 확인했어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꼬여버려서 못 가서 걱정하고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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