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개봉작 – 2008년 1월 넷째 주

이번 주에 개봉하는 영화는 단 7편. 그 중 4편이 단관개봉작이니까, 사실상 개봉편수가 다른 때에 비해 아주 적은 주가 되는 셈입니다. 이건 다 이번 주말이 설 대목 직전이기 때문입니다. ‘폭풍 전 고요’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클로버필드>와 <에반게리온 : 서>는 어떤 식으로든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영화들입니다. 사실 <에반게리온 : 서>는 절대적인 수치로는 결코 큰 흥행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매니아 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고 <클로버필드>는 호평이 됐든 혹평이 됐든 그만큼 논란이 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두 영화 다, 영화의 내적 내용보다 외적인 영향력 면에서 더욱 흥미로운 얘기들이 오갈 수밖에 없고, 영화사에도 그렇게 기록이 될 겁니다. 저의 이번 주 추천작은? 역시 <클로버필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혹은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새롭게 도전한 ‘영어’ 시대극 <엔젤>? 추억을 현대적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에반게리온 : 서>? 고르기가 난감하군요. 절대적인 단 한 편의 이주의 추천작은 뽑지 않겠습니다. 대신 세 편 다 그냥 추천작으로 넣기로 하죠.

이 주의 추천작

여기에 들어갈 이번 주 개봉작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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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 서
감독 : 안노 히데야키(총감독), 츠루마키 카즈야, 마사 유키
<에반게리온>이 돌아왔습니다. 물론 저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팬이 아니며 오히려 이 시리즈에 씌워진 과도한 찬사들을 우스워하고 신지의 징징거리기에 매우 짜증을 내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새로이 극장 버전으로 ‘개비’한 3부작중 첫 번째 작품인 <에반게리온 : 서>의 경우 매니아이건 아니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 12년간의 시대격차를 반영해 세련된 색조로 탈바꿈한 에바나 사도들의 비주얼 하며, 과감하고 빠르며 효과적인 편집 탓에 TV판에서 지긋지긋했던 신지 녀석의 징징거림도 덜해졌고, 결과적으로 짜증도 덜 나거든요. 하지만 TV판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해에 있어 다소 무리가 뒤따르기도 할 거예요.

클로버필드
감독 : 맷 리브스 | 주연 : 마이클 스탈-데이빗,
이전에 쓴 감상문에서도 밝혔지만 전 이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이 영화가 제기하는 새로운 어떤 실험에도 별로 동의하거나 지지하는 편이 아닙니다. (솔직히 ‘어쩌라고?’에 가까운 심정.) 하지만 이 영화가 새로 시도해서 보여주는 것들을 마냥 무시할 수만도 없습니다. 사실 뭐 대단한 시도도 아닙니다만, 이 영화가 오히려 폭로하는 것은 기성 영화들이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화적 쾌감을 제공하는가, 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현기증과 멀미만이 아닌,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신다면 상당한 시사점을 얻을 수도 있는 영화 되겠습니다.

엔젤
감독 : 프랑수아 오종 | 주연 : 로몰라 거래이, 샘 닐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단 한 마디 말만이 떠오르더군요. ‘거짓의 왕국’. 속류적인 로맨스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성공과 부를 한손에 움켜쥔 엔젤이라는 처자의 사랑과 죽음에 관한 영화입니다. 매우 속류적인 시대극이랄까요. 하지만 저 엔젤이라는 캐릭터는 매우 속물적이고 치사하면서도 밉지가 않아요. 주연을 맡은 로몰라 거래이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도 좋고, 샘 닐, 샬롯 램플링 같은 대배우들의 연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장르 특유의 매력은 좀. 중반 이후에 좀 늘어지는 면도 있고요.

이 주의 난감작

엘라의 모험 : 해피엔딩의 위기
감독 : 폴 J. 볼거 | 주연 : 사라 미셸-겔러,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 시고니 위버
많은 이들이 <슈렉>의 동화 뒤집기에 환호하면서 동화에 충실한 디즈니를 야유했습니다만, 전 그런 식의 뒤집기는 성인 대상일 때나 재미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슈렉> 때 결말에서 많은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렸다는 사실에 소위 지식인이란 사람들은 끌끌대기 바빴지만, 융 식의 전래동화에 대한 해석을 지지하는 저로서는 그건 너무 당연한 현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엘라의 모험 : 해피엔딩의 위기>는 <슈렉>이 주었던 통쾌함의 반의 반조차 따라가지 못 하고 있어요. 릭의 캐릭터는 충분히 흥미롭지만 이야기는 별 내용없이 지지부진하게 러닝타임이나 채우다가 막판 다른 식의 해피엔딩을 주는데 그 대안엔딩도 그닥 새롭지도 못 하고.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전 더빙판으로 보았는데 하하와 정형돈의 목소리 연기는 대단히 거슬리더군요.

굿나잇
감독 : 제이크 펠트로 | 주연 : 마틴 프리먼, 기네스 펠트로, 페넬로페 크루즈
한 마디로 말하면, 현실의 애인이 지겨워져서 꿈 속에다 애인을 만들어놓고 놀아나다 꿈의 한계를 깨닫고는 결국 현실의 애인에게 손 벌린단 얘기입니다. 근데 영화가 한 시간이 되도록 얘가 꿈 속에서 페넬로페 크루즈 만나면서 히히낙낙대다가 뜻하지 않게 깨어나는 장면만 계속 보여주면 어쩌라는 건지. 이런 여신 언니를 데려다가 이렇게밖에 못 보여주는 것도 차암 능력이긴 해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에서 나름 귀여웠던 마틴 프리먼이 배나오고 팍삭 늙은 아저씨가 돼서 나오는 것도 충격 및 감점 요인.

미확인 개봉작

드라마 / 멕스
감독 : 제라르도 나란호 | 주연 : 디아나 가르시아, 에밀리오 발데즈, 후안 파블로 카스타네다
멕시코 산 영화, 거기에 홍보사에서는 디에고 루나와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제작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사랑과 섹스, 욕망, 배신’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별로 땡기질 않아요. 아카풀코가 어쨌다구?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감독 : 장 이바이 | 주연 : 후준, 유가령
제목과 포스터만으로도 별로 호기심이 가질 않습니다. 저 중국영화 별로 안 좋아합니다, 안타깝게도.

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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