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단평

작전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들만큼 폼재며 살고 싶은데 가진 밑천이 너무 없을 때, 사람들은 종종 도박이나 복권의 유혹에 빠진다. 그 도박의 종목이 옛날엔 투전이었고, 고스톱이었고, 포커였고, 이젠 주식이 됐을 뿐이다. 아무런 생산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 허수의 돈을 사고파는 주식시장, 그리고 그 바닥에서의 ‘타짜’를 다루는 영화. 그러니까 결국 <작전>은, 종목이 주식일 뿐인 도박 범죄영화다. 한 탕 크게 하기로 하고 작전을 세운 한 팀의 인물들이 각자 딴 궁리를 하며 제 주머니를 챙기려 하고, 그래서 배신과 배신의 틈바구니 와중에 목숨과 운명이 왔다갔다 하는. 일견 복잡해 보이는 대결구도도 결국 악당 박희순 대 우리편 박용하로 심플하게 정리된다. 그러니까 결국, 화투패 모른다고 <타짜> 못 보는 게 아니듯 주식 모른다고 <작전> 못 보는 건 아니라는 거. (나도 주식은 전혀 모른다.) 굳이 캐릭터에 억지로 힘을 주지도 않고 착한 척 포장하지도 않고 담백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간다. 악당이라고 그냥 평면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고. 결국 주식시장에서 중요하기 짝이 없는 게 ‘타이밍’인 것처럼, 이 영화에서도 전형적인 장르영화의 플롯에 심플한 대결 구도 속에서 배신과 공격과 방어를 언제 하느냐, ‘타이밍’이 관건이 된다. <작전>은 신인감독치고는 무난하고 적절히 긴장을 잃지 않은 채 플롯을 풀어나간다. 때로 카메라가 답답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큰 흠은 아니다. 최동훈 감독도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에서 신인감독다운 자잘한 실수를 했으니까. 뭐 이만하면 세련된 범죄영화고, 주목할 만한 데뷔작이다.

‘껄렁한’ 박용하가 의외로 잘 어울리고, 비열하고 경박하면서도 무서운 악당 박희순은 역시 기대대로 아주 좋다. 뮤지컬계에서 각광받다가 드라마 한 편(<일지매>)을 거쳐 영화에 입성한 ‘뺀질한’ 김무열도 그만하면 데뷔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그런데 처음 티저 포스터 풀렸을 때부터 생각한 건데, 박용하가 대체 언제부터 짝퉁 지현우가 됐나염.

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2 Comments

  1. 어젠가 한겨레 신문 보니까 이 영화 등급판정 때문에 말이 많은거 같던데요…

    그나저나 노바리님 요즘 글에 오타가 좀…(범죄는 재구성이 아니라 범죄의…하하^^;;)

    • 네, 18세 관람가가 나왔다는데 그 이유가 좀 뭥미스러웠죠.
      요즘 제가 오타뿐 아니라 비문도 자꾸 내네요. 머릿속에서 생각한 말이나 문장과 다른 말이 글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흑. 어쨌든 덕분에 수정했습니다.

      자꾸 공수표만 남발하고 있지만서도… 조만간 함 연락드리겠습니다. 차라도 한 잔 같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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