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트 단평

Doubt

그러니까 영화의 줄거리가 아무리 소박해도, 불꽃튀는 배우 둘(… 셋이기도 하고…)을 붙여놓으면 이렇게까지 스펙!따!끌! 해질 수 있다는 거. 게다가 이 정도면 연출도 아주 좋고. 원래 연극인 작품, 꽤 훌륭하게 영화로 옮겨놓은 건데, 정말 배우들이 훌륭하시니 영화가 번쩍! 번쩍! 막 광채를 발한다. 오죽하면 영화 끝나고 우연히 만난 다른 매체 기자랑 같이 본 우리 객원기자랑 해서 한 시간이 넘게 수다를 떨고 앉았어, 영화 감탄하느라;;; 원래 메릴 스트립은 거의 매년 아카데미상에 그저 예의차 후보가 올려지는 편이었지만 이 작품에선 정말 고개가 절로 흔들릴 정도로 미친 연기를 선보이신다. 케이트 윈슬렛이 못 타도 앤 헤써웨이가 못 타도 메릴 스트립이 오스카 여우주연상 가져간다면 내 두말 못 하고 그냥 닥치고 박수칠 거다. 게다가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앙앙앙 우리 곰돌이 아저씨 어쩜 여기서도 그렇게 연기를 잘 하시나효. 이 아저씨 아무리 표정은 순둥이에 이따만큼 배나오고 해도 걍 막 왕쎅시 왕귀염일 수밖에 없다능. 연기를 이렇게 잘 하시는데. 게다가 젊은 수녀 에이미 아담스도 참, 발군이더라. 거기에… 난 사실 밀러 군의 어머니가 짧게 한 씬에서 나오는데 길 걸으면서 메릴 스트립과 대화나눌 때 우와, 정말 뻑 갔다. 그러니까 진짜 타짜인 배우가 진짜 제대로인 연기를 선보일 때 가슴 한줄기에 서늘하게 바람이 부는 거, 이 영화에선 어째 한 씬 조연이 나올 때도 부냔 말이다. 그러다가 생각해낸 게, 아마 이 아줌마도 골든글로브에선가 조연 후보에 올랐었지, 단 한 씬인데. 사람 눈이 다 거기서 거기구나 싶기도 하고. 한줄기 눈물 주룩 흘리면서 뭐라뭐라 말하는 그 장면 진짜, …

영화 내용도 사실 상당히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그러니가 뭐야, 확신과 의심과 의지 사이에서 사람 일이란 게 이럴 수도 있구나 싶은 게. 난 이 영화가 끝내 바로 그때 그 사건을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게 탁월한 선택이었고, 실은 그거야말로 이 작품의 본질이었는데 영화로 매체가 옮겨지면서도 그 본질을 잘 지켜냈다고, 진짜 막 감탄하고 박수치고 싶다. 그래, 지 믿고싶은 대로 믿는 게 사람인기라. 난 여전히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메릴 스트립의 그 마지막 장면, 그 울음 터뜨리는 장면은 진짜…

아아 제발 두르두르들 보고들 배우셈. 이런 각본은 진짜 닥치고 배워야 한다. 고맙습니다, 여러분들, 이런 영화를 보여주셔서. 전 이 영화로 오늘 하루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ps. 김혜자 주연으로 국내에서도 막이 올려진 적이 있다. 확실히 마지막 장면에서 부감숏으로 그렇게 끝나는 건 연극 원작답더란.

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2 Comments

  1. 엉엉 빨리 보고 싶어요 ㅠㅠ / 어디서 얼마나 연기를 잘했기에 나온 배우들이 다 연기상 후보일까? 하는 말을 봤는데 정말 모든 배우가 연기를 잘하나봐요. 특히 말씀하신 “한 씬 조연” 부분 기대됩니다.

    • 저도 개봉 기다리고 있는 게,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워낙 좋아서요. 배우들 연기가 참으로 무시무시합니다. 고루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그만큼 불꽃도 튀고, 무난하게 연출을 잘해냈어요. 영화 자체는 소품인데, 그날 영화 보고는 아카데미 영화 흥행판도에서 이 작품이 오히려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 하여간, 기대하실 만합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