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발목은 누가 붙잡고 있나?

정치, 사회적 빈곤함이 문화적 빈곤함을 확대시키고 있는 와중에, 이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그저 신호탄에 불과하다. 그저 영화 한 분야를 다루고 있을 뿐, 이미 다른 영역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한 편이 개봉됐을 때 과연 그 영화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 그 가치가 무엇인지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영화의 흥행수익이 자동차 몇 대, 컴퓨터 몇 대를 판 것과 같냐를 따지는 세상이 된지는 오래됐다. 지금 문화관광부에서도, 심지어 청와대에서도 <워낭소리> 보고 싶다고 프로듀서에게 전화가 오는 상황이지만, 과연 <워낭소리>가 30만 흥행을 하고 그렇게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면 그 사람들이 그런 영화가 있는지 없는지 신경이나 썼을까? 제작비 대비 얼마를 뽑았다더라, 하는 얘기는 영화도 산업인 이상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걸 부정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내 경우 산업계에서 종사를 했던 만큼 산업적 부분을 신경쓰지 않는 소위 ‘예술지상주의자’들을 한심하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영화는, 산업인 동시에 문화다. 문화란 눈에 보이는 숫자의 성과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가치가 무엇인지 함께 고려해야 할 영역이다.

지금 충무로의 수많은 제작자와 감독들이 과거 독립영화를 만들었다. 지금의 독립영화 감독이 내일의 최고의 감독, 제작자가 될 수 있다.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더라도, 독립영화는 독립영화로서 이미 그 가치를 가진다. 남들이 듣고싶어하는 얘기만이 아니라, 남들이 모르거나 듣고싶지 않아 했던 이야기마저 용감하게 할 수 있는 게 바로 독립영화다. 그런 만큼 독립영화는 충무로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나 헐리웃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는 수많은 외화들보다도 오히려 중요하다. 그 중요한 영화들의 발판이 지금 위험에 빠져있다.

기사가 무지 길다. 영화 ‘정책’에 관한 이야기인 만큼 재미있는 기사도 아니다. 일반관객들이 즐겨찾는 흥행영화가 아니라 독립영화에 관한 이야기라 더하다. 하지만 최근 내가 쓴 영화기사 중 가장 중요한 기사가 아닌가 싶다. 꼭 읽어주시기 바란다. 후속기사도 기획중이다.

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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