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역시 대단하다. 새로운 연예잡지 <하이 컷>

일하다 말고 이 새벽에 편의점에 간식을 사러 갔다가, HIGH CUT이라는 제호의 새로운 신문/잡지를 봤다. <꽃남>의 구준표의 사진이 1면에 커다랗게 표지로 박혀있는데 종이질이나 사진, 편집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건… 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데? 매주 1, 3주 금요일 발행하는 격주간에 창간호라 한다. 가격은 무려 3백원. 어라, 모델로 삼아야지, 반가워하며 사왔다. 게다가 이 판형에 이런 형식은, 오늘 김성욱 프로그래머와 전화로 나눈 얘기도 있거니와, 오프라인 영화잡지가 가야할 더없이 적절한 대안으로 보였다.

오는 길에 신도 났고 기대도 컸다. 프레시안에 김성욱 프로그래머의 원고를 실으며 정작 글을 쓴 김 프로그래머는 아쉬움을 표하는데 내가 막 우쭐하고 뿌듯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영화 저널리즘에 대해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기대에 차 있었다. 이번 주 내내 김 프로그래머와 통화를 하며 나눈 얘기도 그거였고. 거기에 어쩌면, (물론 준비 기간이 걸릴 테고 준비를 위한 기초 조사를 내가 해야 하는데 시작조차 못 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타블로이드 지를 만드는 계획에 대한 얘기가 모처에서 있기 때문에, 이 잡지가 비록 연예인 화보나 가십만을 다루고는 있지만, 이 형식을 빌어 좀더 고급스러운 글을 실은 매체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집에 와서 첫 면을 펼치고 에디터 페이지를 보는 순간… 참담했다. 발행인/대표이사 방성훈. 에디터 페이지 맨 밑에는 <HIGH CUT>은 <스포츠조선>과 함께 한다고 써 있다.

참, 역시 대단한 조선일보다.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조선일보는 언제나 매체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선도해 나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조선일보가 내가 지향하는 가치와 다른 가치를 지향해서 그렇지, 이들의 이런 능력은 질투가 날 정도로 뛰어나고 감각적이다. 좌파들이 이거 본받아야 한다니까… 그러나 문제는 역시, 자본일 터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판형에 이런 고급스러움으로 영화 매체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은 변함이 없다. 시장조사부터 슬슬 시작을 해야겠다.

ps. 여기를 누르면 이 잡지 1면 전체를 볼 수 있다.

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7 Comments

  1. 연예지를 따로 낸다.. 뭐 이런건가요?
    이럴 때면 조선일보의 자본력(을 수반한 기획력)에 한 번쯤은 혀를 내두를 만 합니다. 거대신문사이니 저런 걸 시도해 봄직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면 좀 숨이 턱 막히긴 합니다만.^^;;

    • 10대에서 20대 초반, 특히 여성을 겨냥한 연예지인 듯합니다. 잡지라고는 했지만 책 형식이 아니라 타블로이드 신문 형식이에요. 10대 여자들이 스포츠신문을 많이 사보는 건 아니니까요. 스포츠조선 방성훈 사장은 나이가 비교적 젊으니 그런 쪽으로 감각이 확실히 발달돼 있는 듯하고요.

      출중한 기획력이란 것도 결국은 자본력이 받쳐줘야 하는 거죠. 에휴.

  2. 만약 그런 잡지를 만드신다면 이한몸 몸바칠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다만, 수준이 안맞을 문제가 좀 있어서 그렇지ㅠㅠㅠㅠㅠㅠ

    역시 어머니의 “돈은 80% 커버할수 있어”라는 말은 참 써요.
    힘내요.
    저도, n님도 열심히 해요.

    …아 진짜 마감하기 싫어요ㅠㅠㅠㅠ

    • 흐흐 돈이 80%… 옳으신 말씀입니다. 결국 나머지 20%에서 승부를 낼 수밖에요. 모자장수님이나 저나 모두 열심히…

  3. 구준표가 참… 구준표스럽네요. 홍학표는 어디서 뭐할까요.

    • 저 친구는 자칫 구준표 이미지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면 어쩌니 걱정이 들기까지 하더군요. 다른 드라마에서 나왔을 땐 그닥 눈에 띄질 않았던 타입이라서요. 연기도 곧잘 한다던데(꽃남을 제대로 안 봐서 모르는…), 가능성 있는 친구들이 잘 자라주면 저같은 관객/시청자 입장에서야 그냥 기쁠 뿐이죠.

  4. 좌파들이 이걸 본받아야 한다에서 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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