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처와 또다른 연쇄살인범 영화

제임스 엘로이의 소설 <블랙 다알리아>를 오랫동안 건드리는 척만 하다가 결국 브라이언 드 팔마에게 넘겨줘 버린 데이빗 핀처.  평작 <패닉룸>(2002) 이후 간만에 메가폰을 잡고 맹렬히 촬영중인 영화가 바로 <조디악 Zodiac>입니다. 로버트 그레이스미스가 쓴 동명의 원작을 영화화하는 이 프로젝트는 1960년대와 70년대, 샌프란시스코 만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하며 미국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범 조디악의 실화를 토대로 하며, 사건에 점차 강박을 느끼게 되는 형사와 뉴스 기자들의 삶을 따라간다고 합니다. 제이크 질렌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 등이 주연을 맡고 있고, 워너와 파라마운트가 공동제작하는 영화입니다. 미국에서 올해 11월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이미 티저 포스터와 약간의 홍보 스틸컷이 이미 공개되어 있습니다.

티저포스터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거 참, 흥미롭군요. 워낙에 유명한 미결 연쇄살인 사건이네요. 직접적으로 조디악을 다루는 게 목적인 사이트들만 꽤 여러 개입니다. 의문의 연쇄살인에 대해 자신이 범인이라 밝힌, ‘Zodiac’이라 서명된 편지를 샌프란시스코의 신문들에 보내기 시작했고, 그는 최소한 17건의 사건에 대해 자신의 짓이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가 보냈던 편지들의 스캔본을 모아놓은 곳도 있습니다. 처음엔 Dear Editor 등으로 시작하는 편지들이, 조금 지나자 “THIS IS THE ZODIAC SPEAKING”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통일된 형식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사람들에게 원 안에 열십자가 그려진 버튼(저 티저 포스터에 보이는 표식)을 달고 다닐 것을 요구하며, 일부 문구는 암호로 적어놓고 있습니다. 해독된 이 암호들 중에는 “모든 스포츠들 중에서도 인간 사냥이 가장 흥미롭다”와 같은 구절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는군요.

워낙 유명한 사건인 만큼, 이미 영화화된 전례들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것이 <The Zodiac>이라는 제목으로 작년에 제작된 영화인데, 이 영화는 올해 3월에 미국에서 한정 개봉되었습니다. <웨딩 플래너> 등에 출연했고 <콜드 케이스>와 <그레이스 아나토미> 등에 출연 중인 저스틴 체임버스와 로빈 튜니(이 아가씨, 그래도 계속 영화일을 하고는 있군요.), 그리고 로리 컬킨이 주연을 맡았었네요. 이 영화는 데이빗 핀처의 버전과 달리 희생자의 가족에게 조디악 킬러가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한다고 합니다.

데이빗 핀처의 필모그래피에 <세븐>이 있는 만큼, 이 프로젝트는 관심을 안 끌래야 안 끌 수가 없군요. 게다가 저처럼 ‘데이빗 핀처, 행님!’ 이러고 무릎꿇고 있는 인간한테는… ^^;; 미국과 거의 동시개봉을 하는 게 요즘 트렌드인 이상, 한국에서도 올해 안에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 계속 업데이트 하도록 하죠.

ps. 조디악 킬러에 대해 꽤 자세하고 길게 정리된 리포트(영어입니다)를 여기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사이트 자체가 각종 범죄들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놓고 있는 매우 흥미로운 곳입니다. 조디악 킬러는 “Most Notorious” 항목에 있습니다.

ps. 첫 살인 후 경찰과 언론에 보낸 편지에서, 조디악은 또다른 살인을 예고하면서 (예비) 피해자를 줄곧 “She”라고 언급합니다. 즉 그의 범죄 예상 프로젝트에서 피해자는 처음부터 일단 여성으로 상정되어 있단 얘기죠. 연쇄살인은 피해자를 랜덤으로 고르는 바, 물론 여성 연쇄살인범들의 숫자도 꽤 존재하는 게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다수의 연쇄살인 사건들이 (프로파일링 기법의 분석과 통계에 의하면) 성적 가학 성향의 백인 남성이 여성들을 피해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이 그냥 단적으로 새삼 확인되네요.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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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질렌할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굉장히 살이 빠졌네요.;;


질렌할과 마크 러팔로. 이 친구들 요즘 참 잘 나간단 말입니다.


질렌할과 다우니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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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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