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 써틴? 진심이야?

오랫동안 버려뒀던 놀이터인 IMDB.com을 간만에 휘젓고 돌아다니다 보니 <Ocean’s Thirteen>이 당당하게 ‘프리 프러덕션’ 중으로 리스트 업 되어 있다. 정말이야? 진짜? 리얼리? 아이고…

<오션스 일레븐>과 <오션스 투웰브>를 매우 좋아한다. 먼저 <오션스 일레븐>은 영화적 야심 때문이라기보다는 친한 애들끼리 남의 돈 갖고 한번 잘 놀아보자는 의도로 시도되었고, 그 의도에 철저히 부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어차피 그 친한 애들이 나름의 이너 서클 안에 있는 스타들이기 때문에, 영화가 아주 폭탄이지만 않다면 대강 관객들도 좋아하고, 그럼 돈 대주는 애들도 좋아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애초의 영화 의도는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데다 원래 그런 ‘노는 영화’에는 소더버그가 또 나름 한 재주 하기 때문에, 결과가 무척 좋았다.

평론가들은 이후 후속작 <오션스 투웰브>에 별 좋은 소리를 못했지만, 보는 관객 입장의 나는 충분히 즐거웠다. <투웰브>는, <오션스>에서는 조금 조심스러웠을 ‘놀아보세’의 시도가 너무나 노골적으로 전면으로 나선 영화다. 영화적 완성도고 나발이고 보는 입장에선 사실 그 ‘놀아보세’가 보고 싶었던 거고, 그게 만족되는 한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다. 게다가 <투웰브>에는 우리의 캐 마님이 합류하시지 않았는가. 그 우아하고 품위있는, 마치 처음 태어날 때부터 엘리자베스 아덴 화장품 모델의 적임자로 찍히신 듯한 아름다우신 자태와는 좀 의외로 캐 마님이 좀 놀 줄 아셔서, 그 무리에 참 적절하게 끼어들어 적절하게 잘 놀아주셨다.

이게 세번째가 되면, 이번엔 그만큼 안 나오면 어떡하나, 전편들을 좋아했던 사람의 입장에선 걱정되기 시작한다. 시리즈물에서 2부가  어떻게 요행껏 잘 되더라도 3부에선 여지없이 망가지곤 하던 징크스는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불어닥친 각종 3부작 혹은 시리즈물의 성공으로 많이 완화되긴 했다지만, 그래도 세번째쯤 되면 매너리즘 보여, 지루하기도 해, 게다가 이 시리즈는 2편이 1편을 능가할 정도는 또 아니었어, 불안하기 마련이다. 제대로 사고 함 쳐주셨으면 하는 마음 반, 망가지느니 아예 그 꼴 보기 싫다는 마음 반이랄까.

어차피 조지 크루니와 소더버그의 섹션 에잇에서 제작하는지라 그 둘과 버니 맥, 돈 치들만 확정되었을 뿐 브래드 피트나 맷 데이먼, 줄리아 로버츠, 캐서리 제타 존스나 기타 다른 일당 멤버들의 출연도 ‘확정’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1, 2편의 단맛이 분명 존재했던 바 성사 가능성이 아주 어둡지만도 않다. 게다가 이 시리즈의  attach 명단엔 엘렌 버킨은 물론 알 파치노도 껴 있다.

소더버그의 스케줄이 줄줄이 사탕으로 바쁜 것도 변수의 요인일 듯. 그가 감독으로서 프리-프로덕션에 관여하고 있는 영화만도 현재 두 편(<Guerilla> – 베니시오 델 토로가 체 게바라로 나오는 – 와 <Life Interrupted> – 다큐멘터리)이고, 프로듀서로서는 더욱 바쁘며, 심지어 올해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신작 <The Good German>도 있다. (감독과 프로듀서를 겸하고 있다면 개봉 준비도 무지하게 신경 많이 쓰고 바쁠텐데. 이 영화는 독립된 포스트로 다루기로 한다.) 지금 계획으론 2007년 개봉(아마도 여름이겠지)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만, 과연 이 프로젝트, 성사될 수 있을까?

N.

극장에서 일한다. 말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2 Comments

  1. 그런 규모들이 모여주기만 해도 즐거울판. 보는사람도 흥겹고 즐거워서 참 좋았는데,3편에는 파치노 형님까지 오신다고요? 오오..
    부디 성사되길!!

    • 스티븐 소더버그가 < 릴라>를 < 션스 서틴> 뒤로 미뤘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내년쯤엔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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