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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타이틀, 뮤지컬 <레미제라블> 영화화 - 2011/09/15 03:00
추석 연휴 벽두부터 충격과 경악과 공포를 안겨준 소식은 다름 아닌 <레미제라블> 뮤지컬의 영화화 소식이다. (참고: 버라이어티의 영문기사) 사실 소설 원작의 영화화도 그리 만만한 프로젝트가 아니고, 높은 인기를 누린 원작이 다른 형태의 예술로 재창조될 때의 저항도 일정 부분 당연히 따라붙는 현상이지만, 내가 이토록 우려를 하는 건 단순히 '감히 이 걸작 뮤지컬을!'의 차원은 아니다. 일단 동영상 하나 본다.
이게 갈라콘서트라 두 사람이 서로 사이 두고 얌전히 서서 부르고 있지, 실제로는 가장 강력한 갈등을 형성하는 장 발장과 자베르가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며 몸싸움 직전으로 살기등등한 대결과 기 싸움을 펼치며 부르는, 'The Confrontation'이라는 제목 그대로의 노래다. 자, 이젠 이걸 휴 잭맨과 러셀 크로가 부른다고 생각해 보시라. ... orz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워낙에 한곡 한곡이 다 명곡이지만, 아예 노래를 같이 부르며 서로 상대 잡아먹겠다고 부르는 제목 그대로의 이 곡은 이 작품 통틀어서 가장 강력하고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을 자아내는 장면으로 1막에서 클래이막스에 해당하는 장면을 형성한다. 팡틴의 임종을 지킨 장발장은 그녀의 유언 및 그녀에게 한 약속대로 코제트를 데리러 가려 하지만, '마들렌 시장'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 자베르는 장 발장을 잡겠다며 그의 길을 막아선다. 가사만 봐도 "장 발장 널 잡고야 말겠다, 한번 범죄자는 범죄자, 사람은 도통 안 변하거든, 이 자베르를 물로 보지 마"라며 장 발장을 위협하고, 처음엔 제발 보내달라고 보내만 주면 코제트만 데려온 뒤 제발로 다시 나타나겠다고 애원하고 간청하던 장 발장이 나중엔 "자베르 너 내 길을 막았다간 내가 널 어떻게 할지 몰라"라며 협박한다.
참고로 위 동영상 속 장 발장은 오리지널 런던 캐스트였던 콤 윌킨슨, 자베르는 호주 캐스트 필립 퀘스트. 사실 여태까지도 장발장은 콤 윌킨슨이 진리...라는 설이 다수설. 물론 이런 식의 다수설은 원래 '초연' '오리지널 캐스트' 이런 거에 목매기 좋아하는 팬들의 보수적인 성향이 많이 반영된 것이긴 하다. 그러니 호주 캐스트였던 필립 퀘스트가 10주년 기념 무대에 오른 건 이 배우가 워낙 탁월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국내 발매된 CD 중 '인터내셔널 하이라이트 앨범' 버전에도 필립 퀘스트의 목소리가 실려 있다.)
혁명의 아이콘
뮤지컬 버전의 영화화란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골고루 존재한다. 1985년 초연된 이후 25년이 넘도록 여전히 세계 3대 뮤지컬이니 어쩌니 하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 뮤지컬계의 걸작, 게다가 1995년 로열알버트홀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의 전설적인 명성. <에비타> 혹은 <스위니 토드>의 예에서 보았듯, 그 아무리 걸출한 가수와 배우와 감독이 자신의 재능을 쏟아부어도,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인 클로즈업과 다양한 앵글과 숏으로 이루어진 편집의 묘를 아무리 발휘해도 '잘해야 본전'이 되기 십상인 게 유명 뮤지컬의 영화화 프로젝트다. 무대 위에서의 공연을 전제로 만들어진 장면과 노래들은 영화의 '편집' 앞에서 고유의 힘과 매력을 잃기 일쑤다. 노래로 서사가 진행되곤 하는 뮤지컬 특유의 내레이션은 영화라는 매체로 오면 때때로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민망함을 느끼게 한다. 그나마 이런 우려를 조금이나마 상쇄시켜주는 점이 있다면 제작사가 관록의 워킹타이틀이라는 점. (근데 워킹타이틀이 뮤지컬 영화를 제작한 적이... 있었던가?) 감독은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 감독이 맡았는데, 솔직히 <킹스 스피치>가 재밌는 영화긴 하지만 대단한 연출력을 보여준다고 하기엔 좀...
이제 남은 것은 2부에서 극적인 멜러라인을 담당해 주는 에포닌과, 마리우스보다 비중은 낮되 혁명씬에서 탁월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며 여러 합창곡들을 중저음으로 이끄는 앙졸라, 그리고 1부에서 생을 마감하지만 여공에 창녀임에도 고귀한 인간의 품위를 드러내는 팡틴의 역을 누가 맡느냐 하는 것. (사실 뮤지컬 버전에선 성인 코제트의 경우 에포닌에게 존재감이 밀리는 캐릭터다.) 이런 배역들은 극의 중요한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캐릭터들인 만큼, 다소 얼굴은 덜 알려졌어도 실력있는 배우들이 맡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참고로 여기서 다시, 10주년 알버트홀 공연에서 에포닌을 맡았던 레아 살롱가가 부르는 'On My Own' 동영상을 붙인다. 과연 레아 살롱가의 이 전설적 버전을 능가...까진 못 해도 대략 흉내까지는 낼 만한 에포닌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그 밑에 붙인 건, 러셀 크로의 노래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동영상.
ps. 러셀 크로의 목소리는 사실 굉장히 맑고 좋은 편. 하지만 자베르한텐 안 어울려...
ps2. 사실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 장 발장으로 스타급 배우 중 휴 잭맨 말고 대안이 거의 없지 싶기도 하지만...
ps3. 원래 뮤지컬 프로듀서였던 캐머론 매킨토시가 영화 제작에도 참여한다고. 미국개봉은 2012년 1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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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왜 더 이상 달에 우주인을 보내지 않는가? - 2011/09/02 02:10
미국의 유인우주선 발사는 1972년 아폴로 17호 발사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되었다. 그 뒤로 미국은 더 이상 유인우주선을 우주에 쏘아보내지 않았다.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알고 있는가?
공식적으로 나사가 마지막으로 발사한 유인우주선은 방금 언급했듯 아폴로 17호다. 그러나 실은 1년 뒤 아폴로 18호가 비밀리에 임무를 띄고 발사되었다. 그러나 나사는 이 사실은 물론, 아폴로 18호가 보내온 것들에 대해 전혀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1급 비밀에 부쳤다. 그리고 이 아폴로 18호 사건이, 미국이 더 이상 유인우주선을 발사하지 않게 된 이유이다. 실은 비밀리에 달에 발사된 아폴로18호가 임무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그 실패의 이유가 아폴로 18호에 탔던 두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기괴하고 무서운 사건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사가 아폴로 18호의 두 우주비행사가 겪은 무섭고 끔찍한 사건이 토막토막 기록된 촬영 기록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사는 이 필름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사건을 함구하였으나 이 필름 푸티지는 30년 가까이 된 시간이 지난 얼마 전 미디어에 유출되었다. 나사는 공식적으로 이 동영상이 진짜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 라는 것이 바로, 곧 미국에서 개봉 예정인 <아폴로 18호>의 내용이다. <블레어 위치>나 <파라노말 액티비티>처럼 페이크 다큐멘터리(이 말 모르는 사람 없겠지. 즉 위에 기술한 내용은 한마디로 다 뻥! 픽션이란 말이다)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9월 2일 미국에서 개봉 예정인데, 몰래 시사회 등에서의 반응이 매우 좋은 듯하다. (...왜 안 그렇겠냐마는.)
<블레어위치>의 성공 때만 해도, 그런 식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한마디로 휴대성과 기동성이 좋은 홈비디오 기계가 발명된 뒤 경험할 수 있는 일종의 '깜짝 이벤트' 같은 영화였다. 그러나 맷 리브스의 <클로버필드>(2008)나 오렌 펠리 감독으로 시작된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와 그 속편 시리즈들로 오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디지털영화가 보편화되고 마음만 먹으면 개인이 혼자 영화를 찍어 집에서 편집에 (온라인)배급까지 할 수 있게 된 지금의 시대에, 이 영화들은 한편으로는 이 새로운 기기와 매체 시스템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고, 이것이 가져올(지도 모르는) 새로운 쾌락의 영역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클로버필드>는 사실 정교하게 구성된 다소 큰 규모의 괴수영화였고, 이 새로운 기기와 시스템을 헐리웃이 어떻게 산업 안으로 가져올 수 있는가를 탐구해본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는 (적어도 1편은) 내용상 <블레어 위치>의 본래의 '사적기록 훔쳐보기'라는 특징으로 돌아가되,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욱 정교한 화면과 사운드와 영화-기술적 성취가 가미된 보다 작은 규모의 영화였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영화학도들이 친구들과 함께 자비를 털어 만든 아마추어 영화였고, 이 영화를 영화제에서 본 스티븐 스필버그가 판권을 사면서 헐리웃의 메이저 배급망을 타고 배급된 케이스다. 이후 헐리웃은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속편 제작에 매진했는데, 2편이 2010년에 공개돼 다소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고 3편은 올해 10월 미국서 개봉할 예정이다. 즉, 작은 규모로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해 만들어진 영화가 헐리웃에 오면서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기성 작가들이 정교하게 구성한 제작품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메인포스터, 좀 후지네.
ps. 씨네21 사이트의 '개봉월 확정영화'(10월) 리스트에는 올라있는 걸 보니 일단 국내에 수입은 된 것 같다. 수입사가 어디인지는 아직 파악이 안 되는 중. 수입사는 포시즌픽쳐스인 듯. 예고편 등급심의를 받은 적이 있다. 아직 본편 등급심의는 받지 않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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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형제 신작, 60대 뉴욕 배경의 포크음악영화 - 2011/09/02 00:32
코엔형제의 신작 소식. Llewyn Davis라는 인물(Llewyn이란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고 표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레윈? 류인? 유언?)이 60년대 뉴욕에서 포크 뮤지션으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다루는 영화로, 제목은 <Inside Llewyn Davis>다. 아직 imdb에 등록되지도 않았을 정도로 따끈따끈한, 이제 막 각본이 윤곽을 드러내거나 완성된 정도의 프리 프러덕션 단계인 듯한데, 다만 스콧 루딘이 제작을 맡고 카날플러스가 공동제공 및 해외세일즈를 담당할 것이라는 정도의 소식만 버라이어티에 실려있다. 엠파이어온라인이나 다크호라이즌 등의 뉴스도 이 버라이어티의 보도를 인용해서 전하고 있는 상태. 그러니 다시 말하자면, 촬영도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프리 중에서도 아주 초기 상태라는 것이다. 다만 제작비는 마련한 것 같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프리-프러덕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다면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
웃지 마! 아저씨들이 쌍으로 너무 귀엽잖아!
어쨌든 이 영화는 데이브 반 롱크(Dave Van Ronk)라는 실존인물을 토대로 그의 삶을 느슨하게 각색한 내용이라 하는데, 데이브 반 롱크는 조운 바에즈, 밥 딜런 등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친 포크 뮤지션이자 좌파 액티비스트였다고 한다. 애초 두어 달 전경부터 "코엔형제가 데이브 반 롱크의 전기영화를 찍는다!"로 알려졌던 모양인데, Llewyn Davis로 주인공 이름을 바꾼 걸 보면 좀더 자유로운 픽션화 과정이 가미될 듯 보인다. 주인공 한 사람의 삶에 집중하기보다 당시 분위기를 코엔식으로 되살려내면서 이 인물과 당대 사회를 코엔식으로 해석한 버전의 내용이 되지 않을까 싶고. 참고로 'Inside Llewyn Davis'라는 제목은 데이브 반 롱크의 앨범 중 'Inside Dave Van Ronk'라는 1963년 앨범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바로 이 앨범! | 1963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
코엔형제가 만드는 음악영화 - 정확히 말하면 뮤지션 영화 - 라니 어딘가 좀 벙찌면서 낯선 데가 있는 게 이제껏 코엔형제가 영화에 음악을 잘 쓰는 편이긴 했어도 본격적으로 음악에 대한 애착이나 그런 걸 드러내 왔다고 보기엔... 그러나 코엔형제가 만드는 영화라면 무조건 기대를 해도 되겠다, 는 것이 이 바닥의 정설인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후 코엔형제는 신의 경지로 갔기 때문에. 참고로 제작자인 스콧 루딘과 제작총지휘를 맡은 루퍼트 그래프는 코엔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또 다른 걸작인 <더 브레이브>(라니 망할 이딴 후진 제목을... <진정한 용기>!)도 함께 만들었던 사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ps. <더 브레이브>(망할....! <진정한 용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영화는 올해 내가 본 영화 중 가장 '영화적인 영화' 중 한 편인 것 같다. 요즘 이 영화의 장면이 가끔씩 생각난다. 보는 순간엔 우와, 하고 돌아서서 잊어버리는 영화가 태반인데 이 영화는, 볼 때는 '으흐흥 므찌네' 정도로 봐놓고 돌아서서 몇 달이 지난 지금 가끔씩 생각나면서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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