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기타이 | 부퍼의 계곡에서 In the Valley of the Wupper (1993)

*이 글은 2015년 1월 30일 미디어스에 실렸다. 1992년 11월 23일, 네덜란드 벤로의 숲길에서 불에 그을린 시체가 발견되었다. 심한 구타를 당한 흔적이 또렷한 중장년의 남성이었다. 얼마 후 독일 부퍼탈에서 용의자들이 체포되었다. 그곳의 한 술집에 드나들던 20대 청년 둘, 그리고 31살의 술집 주인이었다. 이들은 극우파였고 스킨헤드였다. 조금 더 자세히 사건에 들어가 보자. 가해자인 청년 둘은 부퍼탈의 한 […]

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내일을 위한 시간 Deux jours, une nuit (2014)

*이 글은 2015년 1월 6일 미디어스에 실렸다. <아이즈>의 위근우 기자가 트위터에서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 좌든 우든 인간에 대한 믿음이나 선의에 대한 믿음 자체를 잃어버린 이들을 보는 게 보수들의 패악질을 보는 것보다 더 힘들다”면서 <내일을 위한 시간>을 추천했다. 위근우 기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개봉 전부터 일찌감치 ‘새해 첫날 볼 영화’로 점 찍어두긴 했지만, 이 말이 큰 […]

박찬경 | 만신 (2013)

* 이 글은 미디어스에 2014년 5월 7일에 실렸다. 박찬경 감독의 영화 <만신>을 뒤늦게야 보았다. 다큐멘터리라고, 그렇다고 극영화라고도 부를 수 없는 이 영화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사실 실존하는 인물, 특히나 직업이 ‘무당’인 인물의 삶의 궤적과 그 직업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돌아보는 영화가 취할 수 있는 형식이란 그리 다양하지 않다. <만신>은 내레이션과 재연 형식의 삽입 등 우리가 TV에서 […]

차마 ‘안녕’이라 말할 수 없었던

* 이 글은 2014년 2월 2월 유명을 달리한 필립 시모어 호프먼을 기리며 이틀 후인 4일 미디어스에 게재되었다. 돌아보면 영화에 예전 같은 집착을 느끼지 않게 된 결정적 계기가 아마 한날 한시에 안토니오니와 베르이만이 가셨던 그 날이었던 것 같다. 모 매체의 영화 기자이던 그 무렵, 그날의 언론시사회 참석을 마치고 돌아와 울면서 부고 기사를 썼다. 드실 만큼 나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