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 | 스윗 앤 로다운 Sweet and Lowdown (1999)

우디 앨런 감독의 1999년작 <스윗 앤 로다운>은 가상의 천재 재즈 기타리스트 에밋 레이(션 펜)의 변덕스러운 삶을 그린다. 재즈 역사가는 물론, 재즈광으로 잘 알려진 우디 앨런 감독 자신까지 나서 그들의 인터뷰 증언장면과 일종의 '재현' 화면을 교차시켜 일종의 페이크 다큐 기법을 도입했다. 션 펜이 그려내는 에밋 레이는 자신이 세계최고라는 자부심, 그리하...

김성호 | 그녀에게 (2010)

조너선 캐럴의 『웃음의 나라』는 마셜 프랜스라는 동화작가의 전기를 쓰기로 결심한 남녀 한 쌍의 모험을 다룬 소설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던 작가가 평생을 보냈던 마을에 도착하지만, 곧 그 마을의 무서운 비밀을 알게 된다. 꽤나 충격적인 반전과 장면이 포함된 이 소설을 읽고, 허구의 창작이야말로 신의 천지창조를 흉내낸 행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창세기...

전계수 | 뭘 또 그렇게까지 (2009)

기차 안에서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을 읽고 있던 촉망받는 젊은 화가 조찬우(이동규)는 춘천에서 열리는 미술학회 세미나에 참석하러 가는 중이다. "얼른 춘천역에 와서 치킨집 술자리에 합류하라"는 독촉전화에도 불구하고, 그는 충동적으로 김유정 역에서 내린다. 그리고 역시 '김유정'이라는 이름을 지닌 젊은 미술학도 여성과 만난다. 젊고 예쁜 여자가...

이준익 |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2010)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조선시대 최초의 공화주의자로 평가되기도 하는 정여립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이후 그가 조직했던 대동계의 향방을 두고, 왜구의 침입이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이에 전혀 대처할 수 없는 "썩어빠진 조정을 쓸어버리려는" 이몽학(차승원)과, "대동계를 이용해 자신이 왕이 되려는 이몽학을 저지"하기 위한 황정학(황정민)의 추격을 중심축으...

앤디 비클바움, 마이클 버나노 | 예스맨 프로젝트 The Yes Men Fix The World (2009)

멀쩡하게 생긴 일련의 사람들이 WTO같은 세계적인 기구부터 엑손, 다우와 같은 글로벌기업, HUD(미국주택개발공사) 같은 국가 공기업의 대변인을 사칭하며 '사기를 치고 다닌'다. 공명심에 휩싸여 웬 이상한 걸로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려 경쟁하는 얼빠진 악동들일까? 방송에 이름이 나기만 한다면 무얼 해도 좋다는 괴짜들일까? 하지만 세계적인 대기업인 다우의 대변인을...

김상진 | 주유소 습격사건 2 (2010)

10년만에 나온 속편인 <주유소 습격사건 2>는 전편만큼 후련한 통쾌감이나 폭발적인 해방감을 주지 않는다. 주인공들에게도 공감을 크게 느끼기 어렵고, 네 명의 캐릭터나 존재감도 무척 약해보인다. 1편에서 노마크, 무대뽀, 딴따라, 뻬인트가 각각의 개성과 또렷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물론 김상진 감독 특유의 액션-코미디 감각은 여전하구나 싶...

가이 리치 |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 (2009)

가이 리치 감독이 돌아왔다. 데뷔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를 내놓을 당시 '새로운 천재의 등장'이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스내치>만 해도 호평을 받았지만, 당시 부인이었던 마돈나를 주연으로 만든 <스웹트 어웨이> 이후 순식간에 바닥으로 내팽겨쳤던 그다. 심지어 <스웹트 어웨이>는 한 해 최악의 영화에 상을 안기는 골...

윤종찬 | 나는 행복합니다 (2008)

부스스한 머리를 고무줄로 묶는 한 여자의 뒷모습. 발을 겨우 끌듯 걷는 그녀의 걸음은 느리고 위태롭다. 약간 비틀대듯 걸어가던 그녀의 앞모습을 카메라가 비추자, 무릎까지 내려올 듯 무거운 눈가의 다크서클과 터진 입술이 눈에 띈다. 예쁘장한 얼굴이지만 얼굴과 몸 전체를 가득 짓누르고 있는 피로감과 무기력감만 봐도, 그녀가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던컨 존스 | 더 문 Moon (2009)

황홀하고 화려한 CG와 극적인 액션, 긴박한 스릴의 상황이 동원되는 SF(혹은 SF를 표방한 액션 활극)가 워낙 많이 나오고기 때문에, <더 문>은 일견 지루하고 초라한 SF로 보일 수 있다. 허허벌판 달 표면 위에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기지의 외관과 실내의 풍경은 물론이고, 주연배우도 달랑 샘 록웰과 케빈 스페이시 두 명이다. 게다가 케빈 스페이시는...

박신우 | 백야행 (2009)

한석규, 손예진, 고수 주연의 영화 <백야행>이 10일 오후 2시 언론, 배급시사를 갖고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백야행>은 국내에도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원작소설을 각색한 것으로, 신인감독 박신우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영화 <백야행>은 유미호(손예진)의 섹스씬과 김요한(고수)의...